자그니님의 글에서 트랙백(Click)합니다.
사실은 원 글에 대해서 쓰려고 했는데, 타이밍을 놓쳤군요. -_-;;

사실 거문도 고양이 문제는 "고양이의 개체수"가 문제가 되는것이 아닙니다. 여기에 계속 포인트를 두게 되면 결과적으로 더 큰 숲을 놓치게 되는겁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고양이가 개체수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편해작용(amensalism)을 봐야 합니다.

편해작용이란,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가해를 하는 경우를 일컫습니다. 고양이와 거문도의 여타 동물과의 관계 역시 대부분이 편해관계이고, 이 경우 고양이의 현재 개체수와 편해작용의 영향을 받는 타 동물의 개체수는 비례관계에 놓이게 됩니다. 많은 고양이가 살아있을수록 많은 동물들이 해를 입는다는 말이지요. 이정도는 상식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_-);;

그리고, 여기에는 고양이의 독특한 생태도 한 몫을 합니다. 본래 식육목은 생태학적의 생존적응전략에서 상위에 속하는 만큼, 번식력이 썩 좋다고는 말 못합니다. Felis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번식능력에 한계가 있고, 폭발적인 개체증가가 자연적으로 억제가 되죠. 하지만 Felis는 몸의 크기가 작아지고, 수명이 줄어든대신 강한 이주성과 번식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생태계에서 최상위계층으로 올라가지는 못하지만, 차상위계층에는 존재할법한 종이 된 것이지요.

문제는, 거문도나 한반도나 현재 Felis를 억제할만한 상위 개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멧돼지에서도 동일하며, 우수한 번식력을 바탕으로 하위생태계를 싹쓸어 버리는 문제덩어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결국 하위 생태계의 절멸을 불어일으킵니다.

특히나, 거문도와 같이 다수의 육상생물이 K형전략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생태 트리를 탈 경우, 외부에서 이주해온 R형 전략생물군은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K형 전략군을 흔들게 됩니다. 이것이 현재 거문도내 고양이의 위치입니다.

거문도에서 서식하는 흑비둘기는 1년에 1회만, 그것도 단 하나의 알만으로 번식합니다. 만약 흑비둘기보다 상위에 존재하는 고양이의 번식속도가 저것보다 빠르고, 그 수도 많다면 흑비둘기의 멸종은 몇년 남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고양이의 번식속도는 연 2회도 충분히 가능하며, 한번 번식할때마다 최소 4마리 이상의 새끼를 거느리게 됩니다. 이는 거문도 특유의 꿩에도 해당되는 부분으로써, 1년에 한번만 번식한다는데에서 이미 상위생태계인 고양이에게 밀린다는 점입니다.

더군다나, 이들 흑비둘기나 꿩, 그 외 고양이가 먹이로 삼을법한 동물들의 개체감소가 고양이의 억제요인이 되질 못합니다. 바로 거문도의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쓰레기를 배출할것이며, 그 쓰레기에 어떤 형태로든 음식물이 포함되어 있고, 고양이가 계속 습격한다면 고양이는 하위 생태계가 절멸한다 할 지라도 살아남을수 있습니다. 이미 여기에 커다란 오류가 존재하게 되는것입니다. 결국 인간에 의해, 고양이의 환경적재역량은 흑비둘기나 꿩등의 환경적재역량을 가볍게 넘어가 버린다는 것입니다.
(사실 인간이 60억이 넘는 개체군을 형성할수 있는 이유 역시, 생태계외에서 이루어지는 끊임없는 에너지 공급때문입니다. 이런면에서 고양이 역시 인간과 별 다를바 없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상황에서 중성화 후 방사는 별 의미가 되지 못합니다. 한달안에 수백마리의 고양이를 중성화 하여 방사한다 할 지라도, 남은 수백마리는 다시 번식할 것이고 2~3년뒤 이들 중성화 고양이의 수명이 다 하게 되면 그 자리는 중성화하지 않은 고양이가 다시 차지하게 됩니다. 결국 하위 생태계에 가해지는 저해요소는 과거와 크게 다를바 없어지게 됩니다. 그저 그 "저해요소가 증가하지 않을뿐"이지요.

생태계의 회복이란, 이러한 저해요소를 생태계가 허락하는 수준까지 낮추는 것을 일컫습니다. 과연 생태계가 허락할 수 있는 회복력이라면, 흑비둘기와 꿩들의 개체수가 감소하느냐. 라는 문제에 답을 할 수 있는 논리를 먼저 만들어 내야 할 것입니다. 거기다가, 고양이 특유의 습성 역시 감안해야 합니다.
(이 글은 슈타인호프님의 글에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있으니 그쪽을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결국, 거문도의 생태계 회복을 위해서는 고양이에 대한 적극적인 억제정책을 펼쳐야 하며, 생포한 고양이에 대한 처분방법이 그다지 폭넓지 못한 이상, 남은 방법은 살처분밖에 없다고 봅니다. 또한, 살처분을 한다 할 지라도 이미 거문도에 터를 잡은 고양이의 수를 제로로 만드는것은 사실상 불가능이라고 봐야하구요. 물론 진짜 이잡듯이 사냥한다면 가능성은 존재합니다만.

차라리 거문도에 쥐를 잡기 위해 고양이가 아닌 맹금류가 옮겨졌으면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쪽이 생태계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고양이보다 훨씬 적기 때문이지요. 모든것은 다 인간의 어리석함과 자만감, 그리고 편견때문에 생긴 일이기도 하구요.

p.s 중성화된 동물을 풀어서 새로운 개체의 유입을 막는 방법은 개체수가 일정 이하인 개방적 생태계에나 유효하지, 거문도와 같이 폐쇄적인 생태계에는 절대 유효하지 않습니다. 개체가 늘어나서 더이상 갈곳 없는데 어디로 가겠습니까? 죽지 않으려면 당연히 생태학적으로 약간이라도 여유있는 곳으로 가는것이 기본 원리입니다. 설사 개방적 생태계라 할 지라도 유입하고자 하는 개체가 과도하게 많으면 결국은 통하지 않게 되는 방법일뿐입니다.

Posted by 단순한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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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그니 2008/10/31 00:05 # M/D Reply Permalink

    그렇군요. 배워갑니다-

    1. 단순한생각 2008/10/31 07:55 # M/D Permalink

      너무 자그니님을 몰아붙이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OTL

  2. 레인 2008/10/31 08:32 # M/D Reply Permalink

    슬슬 네 글이 나올때가 되었다고 생각했지 -_-)y~~

    1. 단순한생각 2008/10/31 09:52 # M/D Permalink

      한 이틀정도 글을 늦게 완성한듯 합니다. -_-)

  3. Frey 2008/10/31 23:49 # M/D Reply Permalink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덕분에 생태학 교과서를 오랜만에 다시 들춰보았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 싶었는데 제가 아는 용어에 해당하는 한국어 단어들을 전혀 모르겠더라고요;

    1. 단순한생각 2008/11/01 00:40 # M/D Permalink

      저도 거의 몇년만에 생태학책을 쳐다봤습니다. OTL

      사실 생태학이 전공이 아닌지라 좀 부족하다는 생각만 들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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